전국대학육상선수권경기대회에서 한국육상을 바라보다

송채근 기자 / 기사작성 : 2019-11-04 17: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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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예천서 제74회 전국대학육상선수권경기대회 겸 제7회 전국교육대학교 대항육상대회 및 2019년 마스터즈육상대회 개최
- 참가자 수는 200여명, 대학민국 육상 현주소 보여줘

지난 10월 26일과 27일, 경북 예천에서 ‘제74회 전국대학육상선수권경기대회 겸 제7회 전국교육대학교 대항육상대회 및 2019년 마스터즈육상대회’ 열렸다.

이번 대회는 전국 대학 육상선수들과 육상을 좋아하고 즐기는 교육대학교 학생 그리고 일반 학생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대회로 한국대학육상연맹(회장 박용학)이 주최했으며, 경북육상연맹(회장 회경용)과 예천군육상연맹(회장 이상만)이 주관, 예천군체육회와 한국육상진흥회가 후원했다.

대회에는 전국 50개팀, 8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남녀 100m를 비롯 총 22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졌으며, 참가자들은 모두 자신이 갈고 닦은 최고의 기량으로 승부를 겨뤘다. 또한 더불어 펼쳐진 7회 전국교육대학교 대항육상대회에는 전국 10개교육대학교가 모두 참가해, 서울교대가 지난해에 이어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공주교대와 대구교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는 분명 외형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대회였다. 대회 진행에 있어서도 큰 문제없이 진행됐으며, 선수와 임원 들을 포함한 전체 참가자가 800여명이 넘는 등, 국내 육상대회 중에서는 근래에 보기 드문 성공적인 대회가 됐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는 대회는 대한민국 육상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육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들의 대회인 이번 선수권경기대회의 참가자는 약 230여명이었다. 이중 남자 선수는 148명이고 여자 선수는 80명이다.
이번 대회는 총 22개 종목으로 진행됐으며, 한 선수 당 2종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남자의 경우 한 종목당 13명, 여자의 경우 8명에 불과하다. 즉 여자경기의 경우 예선전 없이 바로 결승전이 치뤄지는 셈이다.

종목별 실제 참가자 명단을 살펴보면 트랙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들, 높이뛰기, 멀리뛰기 등의 참가자는 채 10명이 되지 않았고, 높이뛰기와 해머던지기, 10종 경기의 경우 단 3명이 참가하는데 그쳤다.

참가 학교를 명단을 살펴봐도 대한민국 육상의 암울한 현실을 살펴볼 수 있다. 남자부 참가자 148명중 한국체육대학교 참가자를 제외하면 단 97명에 그친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학이라고 불리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학생은 고려대 김은교 선수 단 1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국내 육상의 현실은 기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대한 육상 경기 연맹이 공인하고 집계하는 한국신기록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수립된 신기록은 남자 두 종목(100m 김국영(2017), 200m 박태건(2018)), 여자 두 종목(5,000m 김도연(2017), 마라톤 김도연(2018))의 네 종목에 불과하다.

세계대회에서 비교한다면 그 차이는 더욱 크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FIFA월드컵과 함께 스포츠 그랜드슬램으로 꼽히는 대회인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대한민국은 획득한 메달은 2011년 대구대회에서 김현섭 선수가 경보 남자 20km에 획득한 동메달이 전부다.


한국대학육상연맹 박용학 회장은 이처럼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한민국 체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육상을 비롯한 수영과 체조의 기초종목에 대한 교육부나 문체부 등 관련기관의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육상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소질있는 선수들을 발굴하여 기초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국립대학교들이 의무적으로 육상, 체조, 수영 선수를 육성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회를 개최한 한국대학육상연맹도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전국교육대학교 대항육상대회’를 개최 7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년 1회에서 춘·추계의 두 차례 대회로 개편,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박용학 회장은 “모든 것에는 기초가 있고 그 기초가 튼튼해야 발전한다는 것은 당연한 진실이지만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 되는 우리 한국육상은 세계화에 실패한 것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계속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회가 이러한 대한민국 육상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어, 다시 한번 육상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교육대학교 대항육상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서울교육대학교 육상지도교수인 김방출 교수는 “전국교육대학교 대항육상대회가 처음 열렸을 때는 학생들이 육상 엘리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워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가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육상에 대한 긍정적인 문화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는 초등학교 교사가 될 교대 학생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육상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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